도대체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할까?
학기 초가 되면 학생들은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항상 질문을 던집니다. 부모님께 물어보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실생활에서 써먹을 데가 없고 그냥 입시에 쓰일 뿐이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자신들이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사칙연산만 알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텐데 굳이 배울 필요가 있느냐며 배움의 이유를 따져 묻곤 합니다.
수학 지식이 없어도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써먹을 데가 없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써먹으려 하지 않았거나 이미 일상생활에서 써먹었음에도 그것이 수학인 걸 인지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수학의 궁극적 목적 중 하나는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은 수학은 과학자나 금융 관계자, 혹은 연구원이나 개발자 등 전문가만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상 곳곳에서 수학적 지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마트에서 갑자기 10% 반짝 세일한다거나 온라인 쇼핑에서 30% 세일한다는 문구들을 많이 봤을 것입니다. 또한 야구에서 타율이 3할이야라고 얘기하는 것 역시 수학적 지식을 사용하고 있는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수학의 시작은 아마도 측정하고 싶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게 아닐까요? 무언가의 길이를 재고 넓이를 궁금해하며 부피를 구하는 방법을 궁리하는 근원적 탐구심이 수학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온라인 쇼핑으로 옷을 사려는데 옷 사이즈가 ‘적당히 크다’라고 되어있다면 누가 그 옷을 살 수 있을까요? ‘적당히’라는 문구들 본 소비자는 바로 적당한 것이 얼마인지 좀 더 정확한 수치를 제공해주길 요구하겠죠. 또한 ‘내일 날씨는 약간 춥겠습니다.’라고 기상 캐스터가 말한다면 사람마다 느끼는 추위는 다를 텐데 어느 정도 두께의 옷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겠죠, 그래서 일상에서 조금, 적당히, 약간 등의 느끼지를 나타내는 말을 사용하게 되면 대화에 오류가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집을 짓기 위해 철골 구조물을 가져오는데 내기보다 약간 큰 걸로 가져오라고 하면 과연 그건 어느 정도의 길이를 의미하는 걸까요? 만약 이런 식으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 과연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을까요? 누가 봐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수학을 사용하면 누가 말하더라도 객관적이며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며. 똑같은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수학은 여러 분야에 응용이 됩니다. 물리학, 화학, 천문학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IT나 AI 산업 등 미래사회의 발전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은 자신은 수학을 싫어했지만 로봇 공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로봇 공학의 언어가 바로 수학이기 때문에 수학을 배워야 한다고 하셔서 수학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학은 재난을 예방하는 데도 쓰입니다. 한 예로 파도의 움직임을 계산해 쓰나미의 높이를 계산해서 수치를 산출하고 그 수치대로 방조제를 세운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수학을 배우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며 수학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나 수학을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유명한 뉴턴이 한 말이 있습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선다.’ 아이작 뉴턴은 어떻게 이런 굉장한 발견을 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에 먼 곳까지 한눈에 보였을 뿐이다. 대단한 것은 제가 아니라 과거 수학자들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과거 위인들의 천재적인 발상과 노력 덕분에 인류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발전해왔습니다. 인류의 지혜는 차곡차곡 쌓아 올려져 거인의 키만큼 커다란 산이 된 것이죠.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이 노력한 덕분에 지금의 편리한 세상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매번 처음부터 배운다면 끝이 없을 것이며 문명은 절대 진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예전 사람들이 발견해 준 지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익히고, 목표에 더 가까운 출발선에 섰다는 마음으로 지금 자신의 시대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합니다. 이어달리기로 치면 일종의 ‘지혜의 바통’을 받아서 넘겨주고 있는 셈입니다. 위인에게 바통을 받는 행위가 공부고, 그 바통을 사용해서 새로운 과제 해결에 도전하는 것이 연구입니다.
우리는 보통 암산을 잘하거나 계산을 잘하면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학에서는 진득하게 생각하는 느린 사고가 중요합니다. 수학을 하면서 단계적 사고력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사고한 결과를 계속해서 쌓아 올리면서 답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지요. 일상생활에서는 2단에서 많아야 3단 정도까지만 생각하고 거기서 사고를 멈추지만 10단, 15단 정도는 거뜬하게 올라가야 합니다. 이런 단계적 사고력은 복잡한 문제를 풀 때 빼놓을 수 없는 힘이며 수학을 배우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람은 궁금하고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강할수록 필사적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수학과 친해지고 싶다면 게임, 아이돌, 스포츠, AI, 로봇 등과 연결 지어 보는 게 필요합니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수학을 접해본다면 좀 더 수학의 필요성이 피부에 와 닿을 것이며 수학을 써먹으려 하지 않는 시도를 멈추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수학과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들은 미래에는 대부분의 복잡한 문제들을 AI에 맡기면 다 쉽게 해결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더 수학을 배울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복잡한 계산은 AI에 맡기더라도 사고를 하는 역할은 사람이 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컴퓨터에 의존해 살아갈 것인지 사고라는 무기를 지니고 혁신자로 살아갈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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