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독일의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년 - 1716년)는 물리학과 공학에 많은 기여를 한 과학자이며 또한 수학자입니다. 그는 생물학, 의학, 확률론, 심리학, 정보과학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정치학과 법학, 역사학, 철학과 신학등에 관한 저술을 남겼습니다.
라이프니츠는 수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자연이나 사회 현상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연구 대상의 뼈대만을 간추려야 하는데 이 ‘뼈대만 간추리는 일’을 수학적 모델링(modeling)이라고 합니다. 자연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속도나 공학에서 전기 회로의 여러 현상, 사회에서 인구 증가나 주식에서 주가의 변동 등을 모두 모델링을 해보면 미분방정식으로 표현되는 것을 알게 되면서 미적분은 ‘자연과 우주의 언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식의 표현이 가능하도록 미적분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라이프니츠입니다. 미적분학의 창시자가 뉴턴인지 라이프니츠인지 의견은 여전히 분분합니다. 하지만 라이프니츠가 무한급수와 무한소 미적분학에 관한 이론들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다른 수학자들도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표기법의 체계를 고안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뉴턴은 고전 역학을 정리하는데 편리하도록 미적분을 정리한 반면 라이프니츠는 평균변화율의 극한으로 순간변화율, 즉 미분계수를 정의하는 등 뉴턴보다 엄밀한 방식으로 미적분을 고안하고 정리했습니다.
라이프니츠 공책을 보면 그가 처음으로 y = f(x)의 그래프 밑의 면적을 계산하는데 적분 계산법을 도입한 날이 1675년 11월 11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이날 합을 뜻하는 라틴어 Summa의 S를 길게 늘인 적분기호와 라틴어 differentia에서 유래한 미분 기호 d를 만들었는데 이것들은 지금도 사용되는 표기법입니다. 미적분학에서 곱셈 법칙은 현재 “라이프니츠의 법칙(두 함수의 곱으로 표현된 함수의 어떤 점에서의 순간변화율은 각 함수의 순간변화율과 다른 함수의 함숫값의 곱의 합)”으로 불리고, 적분기호 안에 있는 함수를 어떻게 미분해야 하는지 설명한 이론은 라이프니츠의 적분 규칙이라고 불립니다. 현재 전 세계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미적분의 기호나 이론은 모두 수학적으로 더 엄밀한 라이프니츠의 체계입니다.
그리고 라이프니츠는 1692년과 1694년에 그 당시의 추상적이었던 삼각함수, 로그함수의 수학적 개념을 명료화시켰습니다. 또한 그는 선형 방정식의 계수를 배열로 생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방정식의 해를 찾을 때 행렬을 이용하면 편리한데 라이프니츠는 바로 이 방법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함수와 기하학을 분리해서 생각하였는데 라이프니츠는 가로좌표, 세로좌표, 기울기, 현, 그리고 수직선과 같은 기하학적 개념들을 함수의 그래프와 연결해 생각했습니다.
함수의 개념은 수학의 역사에서 등장한 지 오랜된 개념이지만 라이프니치 이전에는 함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라이프니츠는 함수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였습니다. 그는 영어로 ‘function’이란 단어를 ‘함수’라고 정의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1671년에 사칙연산을 계산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부품을 만드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칙연산 계산기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단계 계산기'라고 불린 이 발명품은 파스칼의 계산기에 자동 곱셈과 나눗셈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곱셈과 나눗셈을 어려워했기 때문에 사칙연산 계산기는 상당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때문에 라이프니츠가 1673년 왕립 협회에 선출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라이프니츠는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을 완벽하게 자동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하노버에 머무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동안 많은 유사 기계들을 만들었습니다. 쿠튀라는 라이프니츠의 출판되지 않은 1674년작 원고에서 몇몇 대수적 연산까지도 수행할 수 있는 기계의 묘사를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1685년에 핀 톱니바퀴 계산기를 최초로 고안했으며, 라이프니츠 휠을 발명하여 기계적 계산기로는 최초로 대량 생산되었습니다. 이처럼 라이프니츠는 기계적 계산기 분야에서 많은 공을 세운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또한, 라이프니츠는 이진법 수 체계를 다듬었습니다. 지금까지 10진법으로만 표현되었던 모든 수를 0과 1 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기호를 체계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완전히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모든 디지털 컴퓨터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또 이진법으로 표현된 수는 기존의 더하기, 곱하기 등 연산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체계적 발상’ 덕분에 라이프니츠는 현대과학 언어의 창시자라고도 불리게 됐습니다. 라이프니츠는 당시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훗날 개발 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념을 모색하였습니다. 그 결과, 라이프니츠는 1679년에 펀치 카드의 초기 형태인 공깃돌로 이진수를 표현하는 방식의 기계를 고안했습니다.
라이프니츠는 그의 뛰어난 지능과 독창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프로펠러의 설계와 제작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그는 물을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물 펌프와, 강력한 힘을 가하는 수압 프레스, 그리고 심해 탐험에 사용되는 잠수함을 설계했습니다. 또한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계의 설계도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업적은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데니스 파핀과 협력하여 증기 기관을 만들었고, 이는 산업 혁명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더욱 놀랍게도, 그는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방법을 제안하여, 물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는 사서로서의 생활 동안에도 계속해서 창조적으로 활동하였고, 이 과정에서 도서 분류 시스템을 개발하여 도서관의 관리를 효율화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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